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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층 룰’ 풀리나… 서울 초고층 아파트 시대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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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03 10:05
  • 수정 2020.08.12 10:31


8.4 부동산 대책, ‘용적률 완화’ 카드 꺼내나


[리얼캐스트=김예솔 기자] 최근 서울 주택시장의 초미의 관심사는 이른바 ‘35층 룰’입니다. ‘35층 룰’은 서울 주거용 아파트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우회적으로 말하는 것인데요. 이는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일환으로, 2014년 시행된 이후 좀처럼 깨지지 않아 일종의 원칙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의 주거시설 최고 높이는 35층 이하로 규정돼 있습니다. 그간 재건축 단지들이 초고층 건립을 추진해 왔지만, 이와 같은 규정에 의해 마천루의 꿈이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서울 도심 속 공급을 늘리기 위해 ‘용적률 완화’ 카드를 꺼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용적률을 늘리면 층수가 높아져 아파트 공급 가능 수가 늘어납니다.


정부는 다음 달 초 23번째 대책인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요. 현재 서울 강남 지역의 재건축 용적률 상향 방안을 유력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2의 ‘한강 르네상스’ 기대감 솔솔…’초고층 아파트=랜드마크’ 공식


그래서인지 현재 서울 재건축 추진 단지들은 마천루의 꿈으로 기대감에 부푼 모습입니다.


과거 ‘한강 르네상스’ 일환으로 지어졌던 초고층 아파트가 모두 대장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추후 서울 스카이라인을 바꿀 마천루가 건립되면 랜드마크를 꿰찰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서입니다.


실제 2015년 이후 입주한 서울 아파트 중 35층이 넘는 곳은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38층)',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 첼리투스(56층)', 성동구 성수동 '서울숲 트리마제(47층)'가 유일하며 이들 단지는 희소성 높은 만큼 높은 몸값을 형성하고 있죠.


아크로리버파크는 3.3㎡당 1억원 시대를 연 장본입니다. 작년 8월 전용면적 59㎡ 타입의 실거래가격이 23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이어 10월 전용 84㎡이 34억원을 찍으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3.3㎡당 평균 3,800만원선이었던 분양가에서 2.5배가량 뛴 것인데요. 인근 쟁쟁한 아파트들을 모두 제치고 현재는 강남권 최고 대장주 아파트로 등극했습니다.


래미안 첼리투스는 강북의 최고급 랜드마크 단지입니다. 전통 부촌인 용산에서 보기 드문 초고층 아파트라는 점도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가장 성공한 1대1 재건축 단지로도 잘 알려져 있죠. 일반분양 물량이 없기 때문에 조합원 당 분담금은 무려 5억4,000만원에 달했지만, 현재는 그 이상의 값어치를 하고 있습니다. 전용 124.4㎡는 몸값이 33억원을 웃돌고 있습니다. 입주 당시 17억5,000만원 안팎이었던 가격이 5년 만에 2배가량 치솟았습니다.


서울숲 트리마제는 강북 부촌의 또 다른 축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인근에 위치한 ‘갤러리아 포레’,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와 함께 말이죠. 연예인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로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한때 고분양가 논란으로 미분양을 털어내는 데 애를 먹었지만, 입주를 시작하면서 몸값이 고공행진 했습니다. 지난달 전용 136.6㎡가 40억5,000만원에 거래돼 화제를 모았습니다. 입주 당시 24억원대였던 시세가 배로 뛰었습니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은 2007년부터 추진된 한강변 재개발 프로젝트로, 일부 부지 기부채납 조건으로 최고 50층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끔 했습니다. 당시 서울 내 여의도, 합정, 이촌, 압구정 등이 각각 전략정비구역으로 선정되면서 초고층 아파트 건립이 가능해졌지만, 현재는 대부분 해제된 상태입니다.


서울 초고층 아파트 시대 ‘기대 반 우려 반’


정부의 용적률 완화 방안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도 나옵니다. 초고층 아파트를 통해 공급을 늘릴 수는 있겠지만,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일례로 서울시가 2017년 9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의 최고 50층 재건축 계획을 통과하자, 일대 집값이 치솟는 일이 벌어졌죠. 당시 8.2 부동산 대책 발표로 찬물이 끼얹어졌던 서울 아파트값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대 속 우려를 나타냅니다. 한 부동산학과 대학교수는 “서울 아파트값이 비정상적 과열을 보이는 것은 공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다”라면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규제를 풀어 공급을 늘리는 것은 좋지만, 또 다른 대규모 공급 대책이 함께 수반되어야 집값 상승 부작용을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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