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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분양 후보 ‘태릉골프장’ 일대, 어떤 동네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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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9 10:00
  • 수정 2020.08.05 09:47


조용했던 동북부 관문 지역, 화제로 떠오르다


[리얼캐스트=민보름 기자] 서울시 노원구 공릉2동 일대는 오랫동안 태릉 또는 화랑대라는 지명으로 불려왔습니다. 문정왕후무덤인 태릉이 자리한 데다 그 밑에 육군사관학교가 신라 화랑 제도를 본뜬 ‘화랑대’라고 칭해지면서 그 이름이 함께 붙은 것이죠. 이 지역은 위로 불암산을 끼고 있으며 대부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로 묶여있어, 녹지가 풍부하고 조용한 동네였습니다.

지리적으로 보면, 함께 붙어 있는 육군사관학교와 태릉골프장 부지를 기준으로 서울과 구리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요. 불암산과 수락산을 북쪽에 두고, 동쪽 경기도 구리시와 인접해 동북부 지역에서 수도로 들어오는 길목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입지로 인해 과거 태릉은 오랫동안 군사 요충지로 여겨졌으며, 문화재와 국가시설로 채워져 있어 서울에서도 대중의 관심에서 먼 지역이었습니다. 

지난 20일 청와대 회의에서 육군사관학교와 태릉골프장(83만㎡)을 문재인 대통령이 주택공급을 위한 택지로 언급하면서, 해당 부지를 비롯한 주변 지역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골프장 부지에 육군사관학교 부지까지 합하면(총 149만 6,979㎡) 최대 2만 가구를 지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요. 

육군사관학교 이전 문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골프장은 기존 주택공급부지 후보였던 강남 그린벨트(세곡동, 내곡동)와 달리 국방부가 보유한 부지이기 때문에, 토지개발 특혜 및 보상금 문제 없이 상대적으로 매끄럽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성비’ 좋은 공릉동 아파트, 개발 발표 전부터 인기


한편 육사 주변과 달리 공릉1동과 공릉2동 서측 지역은 대부분 주택가와 아파트 단지로 구성되었습니다. 6호선(화랑대역, 태릉입구역)과 7호선(태릉입구역)이 개통되면서 교통 여건도 개선되었는데요. 그럼에도 은행사거리 학원가, 동북선 호재로 주목 받는 중계동이나 재건축ㆍ재개발 정비사업이 한창인 상계동과 달리 노원구 내에서 주거지로 유명한 동네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 들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주변 소형 아파트 거래가 급증하고 있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상반기 공릉동 전체 아파트는 총 703건 거래됐습니다. 그중 가장 거래가 활발했던 단지는 태강아파트(93건)과 비선아파트(60건)입니다. 두 아파트는 전용면적 50㎡미만 소형 타입이 가장 활발하게 거래됐으며, 2021년 입주를 앞둔 태릉 효성해링턴플레이스와 인접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지역은 2004년 2동 198세대 규모인 산성미소지움 이후 신축 공급이 뜸했는데요. 따라서 태릉 효성해링턴플레이스는 10여년만에 들어오는 신축 아파트인 셈이죠. 이 단지 공사로 주변이 정비되고, 단지 내에 주민 체육시설까지 들어오게 되면서 인근 거주환경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공릉동 주택가 사이로는 경춘선 숲길이 조성되어, 일명 ‘공트럴파크’라 불리고 있습니다. 공트럴파크를 따라 트렌디한 식당과 카페 등이 생기면서 지역 거주민과 대학생,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고급상권과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죠. 

여기에 수도권 집값이 전체적으로 오르고 30대 젊은 수요자들이 서울 주택 매매 시장에 주류로 떠오르면서, 소형 위주인 데다 상대적으로 단지 규모가 큰 두 아파트에 거래가 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태강아파트 전용면적 49㎡ 월별 최고 실거래가를 보면, 1월 3억 7,500만원이었던 것이 5월부터 상승하며 6월과 7월 모두 4억 1,000만원을 기록했는데요. 오른 가격은 3,500만원에 불과하지만 6개월 동안 수익률 10%로 낮은 편이 아닙니다.

인구 느는 수도권 동북부, 교통 해법 필요해

 

그러나 이런 주택가와 달리, 태릉골프장 부지는 상권 및 대중교통에서 소외돼 있습니다. 부지 주변엔 배차간격이 길고 속도가 느린 경춘선만이 정차하는 갈매역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6호선 등 여타 노선을 이용하려면 버스를 타고 20분 가량 이동해야 하는데요. 

 

이르면 2022년 말 착공될 GTX-B노선이 경춘선 구간을 지날 예정이지만, 정부 계획상 갈매역을 정차하지는 않습니다. 공릉동 서쪽 편에 6, 7호선이 정차하고 별내지구에 GTX-B노선뿐 아니라 8호선 연장선 공사가 한창인 것과 비교하면, 태릉골프장과 길 건너 구리갈매지구는 상대적으로 대중교통의 사각지대나 다름이 없습니다. 

때문에 골프장 부지 개발 이슈에 대해 일부 주민들 사이에선 “교통 정체가 더 심해질 것”이라거나 “GTX가 안되면 6호선 연장 요구라도 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랑구에선 신내 2ㆍ3지구, 양원지구 입주에 발맞춰 2019년 12월 경춘선 신내역으로 6호선이 연장 개통 됐기에 이런 주장은 더욱 힘을 받고 있는데요. 

대중교통뿐 아니라 도로교통 또한 개선할 점이 많습니다. 공릉동 일대를 지나는 동부간선도로, 북부간선도로는 서울의 대표적인 상습 정체 구간입니다. 동부간선도로는 노원구를 비롯한 수도권 동북부 지역에서 강남으로 직행하는 경로이며 북부간선도로는 갈매, 별내, 다산 등 인접한 구리 택지지구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교통 정체가 심화하고 있습니다. 3기신도시 후보인 남양주 왕숙지구가 입주를 맞게 되면 교통량은 더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긍정적인 소식은 동부간선도로와 북부간선도로 정체를 해소하는 방안이 속속 추진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청담동 영동대로에서 성북구 석관동까지 10.4㎞ 구간을 지하화하는 ‘서울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서울 동부권 교통수요를 분산하고 동부간선도로 상습 정체를 해소하는 목적인데요. 2022년 착공, 2026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은 최근 우선협상대상자가 대우건설 컨소시엄으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토부가 발표한 『광역교통2030』에는 북부간선도로 태릉~구리(4.8㎞) 구간 확장안이 포함되어있는 데요. 국토부에 따르면 해당 사업은 현재 설계 중이지만, 주변 지역에 왕숙1ㆍ2지구(각 5만3,300ㆍ1만 2,000세대)와 태릉골프장 부지까지 계획대로 조기 분양한다고 가정하면 신속히 추진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건설 업계 한 관계자는 “후보지로 거론됐던 강남권 그린벨트 지역 역시 주변 도로의 상습 정체 및 대중교통 부족 이슈가 있었다”면서 “실수요자에게 질 높은 주거 여건을 제공하고 인근 주민들 반발을 최소화하려면, 신규 주택 개발로 인한 인구 증가에 대비해 교통 인프라 확충 계획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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