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바뀌는 주거 패러다임

기자명 신선자
  • 일반
  • 입력 2020.06.01 09:10
  • 수정 2020.06.11 07:41

코로나19로 점점 더 넓게 확산되는 ‘뉴노멀 트렌드’ 

[리얼캐스트=신선자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는다.”

‘코로나19 대응 정례 브리핑’에서 나온 말입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나타나기 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긴 어려졌으니 전과 다른 세상을 받아들이고 익숙해져야만 한다는 얘기입니다. 즉 앞으로의 세상은 코로나 전과 후로 분리될 것이란 진단입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뉴노멀(New Normal)’ 트렌드가 점점 더 넓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뉴노멀은 새로운 일반화, 다시 말해 새롭게 변화된 양상이 오랫동안 지속해 일상화된다는 뜻으로 경기침체로 인한 저성장, 저금리, 저소득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표식인데요. 이 현상이 앞으로 더 고착화되고 커진다는 거죠.

또한 코로나19는 직접 대면하는 것보다 비대면 서비스를 선호하는 디지털 세대의 소비 트렌드인 ‘언택트(Untact)' 현상을 가속화시켜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길 거란 관측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실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 자발적 격리에 들어가면서 생활 속 언텍트는 이미 빠르게 사회 전반에서 실현되고 있는데요.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영화관 대신 OTT(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이용자들이 급격히 증가했고, 백화점·쇼핑몰의 온라인화는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며 일은 메신저와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교육은 온라인 강의로 진행합니다. 매일 가던 헬스장 대신 집에서 홈트(home+training·홈트레이닝) 영상을 보며 운동을 하는 이들도 늘었죠. 

언택트 소비의 일상화... 때아닌 집콕 특수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때아닌 특수를 누리는 상품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최근 나온 BBC 보도에 따르면 접이식 자전거 같은 운동기구의 매출이 급증했다고 합니다. 당근, 양배추, 콩, 토마토 등의 씨앗를 포함 가정정원용품의 매출도 대폭 늘었고, 노트북, 프린터 등의 사무기기나 TV, 게임기 등의 홈테인먼트 기기나 도서 구입도 증가세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습니다. SSG닷컴에 따르면 최근 2개월(2월 1일~4월 12일)간 홈엔터테인먼트 관련 상품 매출이 직전 2달 대비 100% 늘었고, 홈인테리어 관련 매출은 40%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대중교통을 회피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다 보니 보다 건강하고 활기 있는 삶을 위한 상품이 대거 소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위기 속 삶의 터전인 집의 기능, 역할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쉬고, 잘 자는 기본 거주 기능 외 잘 놀고 재충전하는 여가 기능, 일과 학습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더해졌습니다. 뉴노멀 시대가 되면서 재산 증식의 자산으로서의 개념 역시 커졌고요. 안전에 대한 기능 또한 지속 확대될 것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전보다 훨씬 길어졌기 때문입니다. 

취향대로 넓히고 높이고 바꾸고... 주거 공간의 질적 대 변화

이에 따라 주거 공간도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질적 대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재나 놀이방, 취미실 등의 집의 추가된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알파룸이나 펜트리, 테라스 같은 특화설계를 적용한 집의 강세가 두드러질 전망입니다.

건강과 직결되는 주거쾌적성이 갈수록 중요시되는 만큼 조망권과 일조권을 극대화한 집의 대한 열망도 커질 것입니다. 자연히 바다나 강, 산 등의 자연을 가까이에 둔 단지에 대한 가치도 높아질 테고요. 세대 내 천장고는 답답하지 않고 보다 개방감 있는 공간감을 부여할 수 있도록 점점 더 높아질 것입니다. 현재 기준치인 2.3m보다 70cm나 높인 3m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는 이도 있습니다. 또, 업그레이드된 환기 시설에 대한 요구도 강해집니다. 

스마트홈·고급 커뮤니티 갖춘 집에 대한 관심 커져

스마트홈이라 불리는 똑똑한 집에 대한 관심도 앞으로 더욱 늘 것입니다. 많은 건설사들이 자체 스마트홈 시스템을 개발해 새 아파트에 적용하고 있듯 우리에게 스마트홈은 이미 다가온 현실인데요. 가스 원격제어, 냉반방 제어, 조명 제어 등이 가능하며, 사용자와 집안의 여러 기기들과 소통할 수 있어 집에 사람이 없어도 집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고 집에 문제 발생 시 즉각 조치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나 보던 현실이 일상이 되는 거죠. 

세대 내부만이 아닙니다. 입주민들이 더 쾌적하고 편리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커뮤니티나 주거서비스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전망입니다. 힐링을 위한 입주민 휴게공간을 비롯해 피트니스센터, 북카페 등도 단지 내에 들어서고 시큐리티 서비스 등의 안전보안 서비스도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진 융·복합 서비스, 친환경 시스템 등의 최첨단 기술이 더해져 집은 안락한 쉼터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전망입니다. 


“주거와 휴양을 동시에~” 세컨드하우스 찾는 수요 급증

코로나19로 집의 역할이 점차 확대되면서, 공기 좋고 전망 좋은 곳에 마련된 세컨드하우스를 찾는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떠날 수 없게 된 이들이 국내 여행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 해운대, 제주, 강릉, 평창 등 국내 주요 관광지 내 숙소는 예약이 꽉 차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일례로 부산 해운대의 경우 호텔 예약률이 4월 말부터 회복세로 돌아서 5월 현재 90%대에 육박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켄싱턴 호텔&리조트에 따르면 설악, 평창, 청평 세 곳 호텔의 5월 주중 점유율은 80%를 넘어섰고, 주말은 100% 예약 마감 상태입니다. 제주 주요 호텔들도 5월 투숙률이 80%대로 치솟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는 해외여행이 막힌 신혼여행족까지 유턴하면서 1980년대에 이어 제2의 신혼여행 붐까지 재현될 태세입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숙박 대란을 피할 수 있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세컨드하우스에 관심을 갖는 수요가 늘어 세컨드하우스로 활용할 수 있는 휴양지 중심의 주거상품이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차세대 주거문화 선도할 리조트 단지 속속

이처럼 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는 우리네 일상을 바꾸고 있고, 그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주거 패러다임에도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달라진 라이프스타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새로운 주거문화를 선도할 주거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예컨대 신세계건설이 부산 해운대 우동에 선보이는 284유닛 규모의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는 ‘하이엔드 리조트룩 하우스’라는 독특한 콘셉트를 도입했습니다. 이미 해외에선 하이엔드 주거문화로 자리잡은 레지던스형 주거시설로 인피니티풀, 클럽라운지, 사우나 등의 최고급 커뮤니티, 각종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며 입주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실거주 또는 세컨드하우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한민국 첫번째 리조트 도시를 천명한 단지도 있습니다. DK도시개발·DK아시아가 29일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 분양에 나선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입니다. 인천 서구 백석동 일대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 59~241㎡ 총 4,805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대단지로 오션뷰(정서진)와 리버뷰(아라뱃길)를 한눈에 누리는 대한민국 첫 번째 리조트 도시로 조성된다고 하는데요. 단지 내 최초 미니 에버랜드 조경과 100만주에 가까운 꽃과 나무를 심는 밀리언파크 조경도 계획되어 있답니다.

이 밖에 부산 연제구 연산동 구 미라보호텔 자리에 들어서는 ‘미라보 스위트’의 경우도 모든 공간에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적용, 자연에 둘러싸인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게 만들 예정이랍니다. 383실 모두가 스위트룸 타입으로 구성되는 이 단지는 로비, 복도 등 실내 공간은 물론이거니와 건물 외벽에도 지친 현대인에게 쉼을 제공할 자연을 담는다는 계획입니다. 기존 도심에서 볼 수 없었던 청정함과 여유로움을 담은 ‘어반가든’을 비롯 ‘루프가든&테라스’, ‘루프탑 라운지’ 등이 마련되어 힐링 라이프를 누릴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이 단지 역시 세컨드하우스나 나만의 케렌시아 공간으로 활용 가능합니다. 

 

집을 고르는 기준, 이젠 ‘입지’보단 ‘상품’에 더 초점 둘 것

미래학자인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은 “미래의 집은 단순히 집 이상의 역할을 하며, 사람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추게 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는데요.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이제 집은 그의 말처럼 단순 거주공간을 넘어서 쉼터이면서 일터이고 각종 취미생활과 여가를 즐기는 공간으로까지 진화하고 있습니다. 먼 미래에나 가능한 줄 알았던 이상적인 집이 현실이 되고 있는 셈이죠. 이로 인해 집을 선택하는 기준, 가치의 무게중심도 입지에서 상품으로 옮겨갈 전망입니다. 끝으로 부동산 전문가의 의견 들어보시죠. 

“코로나 사태는 주택 가치 기준도 바꾸고 있습니다. 입지를 넘어 상품 시대의 도래를 앞당겼죠. 이에 소비자들이 집을 선택하고, 좋은 집을 평가하는 부분 역시 역세권, 공세권 등 입지보다는 알파룸 등의 특화공간이나 다채로운 커뮤니티, 특화 시스템, 주거서비스 등 상품 쪽에 더 초점이 맞춰질 것입니다.”

저작권자 © 리얼캐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