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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정해진 운명, 한물간 상가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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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8 09:30
  • 수정 2020.02.10 08:49


상가 시장, 거래량 줄고 공실 늘어

[리얼캐스트=김다름기자]지난해, 주택 시장에 불어 닥친 찬바람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 때 건물만 지으면 쉽게 임대가 가능하던 황금기는 빛바랜 추억이 됐고, 지금은 계속해서 늘어만 가는 공실률에 신음 소리만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실제 거래량은 대폭 줄고 공실률을 많이 늘어난 상황인데요. 상가정보연구소와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2019.12.30 기준) 거래된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5만 7,910건으로 2018년 거래량(6만 3,364건) 대비 약 8.6%(5,454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거래량이 준 만큼 공실률이 늘어났습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11.5%로 1분기보다 0.2% 증가했습니다. 소규모 상가 역시 공실률이 5.3%에서 5.9%로 0.6% 증가했습니다. 유일하게 오피스 시장만 공실률이 줄었습니다. 1분기 12.4%에서 3분기 11.8%로 0.6%나 감소했습니다.

각종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거란 전망과 반대되는 상황입니다.

공급폭탄에 투자수익률도 저조해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임대료도 소폭 하락했습니다. 상가정보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중대형 상가 임대료는 2019년 3분기 2만 8,000원(1㎡당)으로 지난해 2만 9,100원 대비 1,100원 하락했고, 오피스 임대료는 1만 7,100원으로 지난해 1만 7,200원 대비 100원 하락했습니다.

임대료 하락은 투자수익률 감소로 이어졌는데요. 지난해 1분기 1.5%로 시작한 중대형 상가의 수익률은 2분기 1.53%로 잠시 오르는 듯하다 3분기 1.43%로 대폭 하락합니다. 소형상가도 1분기 대비 0.09% 하락했습니다. 역시나 오피스 시장만 오름세를 보였는데요. 1.69%에서 1.93%로 0.27% 상승했습니다.

상가 시장이 휘청이는 데는 내수 경기의 침체도 있지만 대폭 늘어난 공급 물량 때문이기도 합니다. 전국의 상가 분양물량을 살펴보면 2017년 18,493건, 2018년 17,134건으로 평년보다 대폭 증가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당시 분양한 상가들이 공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공급 폭탄으로 이어졌다는 의견입니다.

고분양가와 높은 임대료까지, 공실률 증가 할 수 밖에

온라인 매장 활성화도 상가시장 불경기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스마트폰의 발달로 SNS 마켓, 음식 배달 어플, 중고 거래 어플 등의 사용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이 설 자리를 잃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비어있는 상가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상가 시장이 악순환의 고리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상가의 수익률은 시장경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때문에 관리비를 비롯해 각종 부대 비용을 감안하면 임대수익률이 적어도 5%는 넘어야 수지타산이 맞는데요. 하지만 넘쳐나는 공급 물량에 테라스, 유럽형 디자인 등 외형적 가치로 차별화를 꾀하다 보니 분양가는 계속 상승하고, 이익을 남기기 위해 투자자들은 임대료를 더 올리고, 이는 임차인의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지며 계속해서 공실률만 늘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주택시장 특히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지듯 상가시장도 일부 지역만 수요가 몰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둔 이상 지난해 보다 상권이 위축되는 곳도 나올 것”이라면서 “다만 컨셉이 명확하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만한 아이템으로 MD를 구성하고 수익률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도록 분양 및 임대료도 지나치게 높이지 않아야 상가시장의 위축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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