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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대책 후폭풍… 서울 전세가 ‘꿈틀’

기자명 김영환
  • 일반
  • 입력 2020.01.06 09:35
  • 수정 2020.01.20 10:12

홍남기 경제부총리, “전세시장 과열되면 대응할 것”

[리얼캐스트 = 김영환 기자] 지난 30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전세)시장이 과열되거나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2∙16 대책 이후 전세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에 관한 질문의 답변이었습니다.

홍남기 부총리는 자가주택자보다 서민층에 가까운 전세 이용자를 위해 전세가 동향을 특별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히며, “당장 검토하고 있는 추가 대책은 없으나,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언제든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12월 넷째 주, 서울 전세가 0.23% 상승 

서울의 전세가는 12∙16 대책 직후 유의미한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12월 넷째 주(12.23. 기준)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전세가격지수는 지난주 대비 0.23% 상승했습니다. 2015년 11월(0.26%) 이후 최고 기록입니다. 지난주 상승률(0.18%)보다 0.05%p 올라 상승폭도 크게 가팔랐습니다. 매매가 상승폭이 축소되었으나(0.20%→0.10%), 대신 전세가가 크게 오른 것입니다. 

특히 대치∙도곡∙역삼동 등 강남구(0.52%)와 양천구(0.56%) 전세가격 상승률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에 한국감정원은 전반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입주물량이 약 9천 가구 줄어든 가운데, 교육제도 개편으로 인한 학군 수요의 증가, 청약대기 수요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확대되었다고 해석했습니다. 

12∙16 대책의 그림자, 늘어난 세금부담 세입자에게 전가되나?

전세가 상승의 원인을 12∙16 대책에서 찾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학사제도 개편 등의 영향으로 명문 학군 인근 전세수요가 늘어났지만, 12∙16 대책의 부작용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부동산 전문가 A씨는 “12∙16 대책은 다주택자를 겨냥한 종합대책이다. 보유세 부담을 늘리고 양도세를 손질해 절세 전략을 축소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의 대출한도가 제한되면서 매수세가 위축되고 전세수요가 높아지는데, 양도세 감면의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면서 집주인들도 실거주로 돌아서 전세공급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 전세매물이 귀해지면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매수세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KB부동산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108.5로 전주(128.3) 대비 크게 하락했습니다. KB부동산에서는 매도문의와 매수문의가 모두 크게 위축되면서 관망심리가 강해졌고, 거래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양도세 중과 한시적 배제… 매물 증가는 미지수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 처분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양도소득세 중과의 한시적 배제도 실효성이 도마에 올랐습니다. 12∙16 대책에서는 양도소득세 중과의 한시적 배제 대상을 10년 이상 보유한 주택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투기수요의 단기 양도차익 실현을 배제하는 한편, 장특 공제를 받지 못하는 10년 미만 보유 주택은 절세효과가 적어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죠. 

이에 대기수요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데 10년 이상 주택만 시장에 나온다면, 단기간에 치솟는 전세가를 잡기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부동산 전문가 B씨는 “장기적으로 전세가가 오르면서 집값과의 갭을 좁혀 다시 갭투자가 성행할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갭투자 차단도 목적 중 하나인 12∙16 대책이 오히려 갭투자를 조장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강남 등 서울 내 주요 선호지역 공급이 위축되고 있어서 더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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