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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나비효과, 반포 이주에 흑석 전세가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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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31 09:40
  • 수정 2019.08.12 10:05


반포주공1단지 10월부터 이주…이주비대출 금액 확정 

[리얼캐스트=박지혜 기자]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단층 짜리 낡은 상가들 뒤로 5층 높이의 아파트 수십 동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이 낡은 단지가 반포주공1단지 아파트인데요. 9호선 라인을 기준으로 남쪽의 3주구까지 포함한 3,590가구 중 2,120가구(1·2·4 주구)를 허물고 5,388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재건축 시장의 ‘대어’로 꼽히는 곳입니다. 

반포주공1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조합에 따르면, 최근 감정평가액과 그에 따른 최대 40% 이주비대출 금액을 확정했으며,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이주에 나섭니다. 

조합 관계자는 “감정평가액이 높게 나와서 이주비 대출이 최소 1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조합원들은 이 자금으로 전셋집을 얻고 입주 시에는 이자와 함께 갚아야 하는데요. 주택담보대출로 간주되는 이주비 대출도 기존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조합원에겐 부담입니다. 때문에 이주비 대출한도를 꽉 채워 받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고 말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1·2·4 주구)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용 84㎡(1320가구)의 경우 이주비대출이 최대 10억5840만원으로 결정됐고, 이어 전용 107㎡(720가구) 13억480만원, 전용 196㎡(60가구) 16억388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들썩이는 동작구…흑석·사당 등에 이주수요 몰리나? 

단지별로 이주비 대출이 최소 10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전세수요가 어디로 옮겨갈지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유력하게 꼽히는 곳이 서초동 일대입니다. 현지 부동산에 따르면, 7월초 기준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전용 84㎡) 전세가격은 11억원 수준이고, 서초구 서초동 '서초래미안'(전용 84㎡) 8억원 등으로 이주비 내에서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곳들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이주수요는 인근 동작구 흑석동이나 사당동을 향할 전망입니다. 같은 생활권을 누리면서 시세는 강남보다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반포주공1단지 이주소식에 주변 서초동 뿐 아니라 동작구 전셋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36주 만에 상승 전환한 가운데 서초구가 서울 지역 중에서 상승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7월 22일 기준).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초구(0.13%), 강남구·노원구(0.04%), 강서구·서대문구(0.03%), 동작구(0.02%) 순이었습니다. 서울 전체 전셋값 상승률 0.02%와 비교했을 때 상승률이 눈에 띄는 지역들인데요.

작년에 입주한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전용 84㎡) 전셋값은 입주물량이 증가했던 연초보다 3억원 가량 올라 최근에는 9억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귀해진 서초·동작 일대 전세물건…전셋값 강세 이어질 듯

하지만 이미 재건축단지 인근의 전세 매물은 실종됐다는 게 현장의 전언입니다. 서초동에 위치한 P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벌써부터 서초 일대가 전세 물건을 찾는 사람들로 분주한 분위기에요. 전셋값이 반등기미를 보이자 일대 전세 물건을 구하기 힘들고요. 이주수요가 적지 않다 보니 전세금을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하는 집주인들도 늘고 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이주비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이주 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반포주공 이주수요 대부분이 고령자인 탓에 이동을 하더라도 강남권 신축보다 옛 아파트로 몰릴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2000세대가 넘는 대규모 이주수요라 강남 뿐 아니라 동작구 일부 지역의 전세시장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는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치열한 재건축 공사 수주전으로 이목을 끌었던 반포주공1단지 이주가 확정되면서 인근 전세시장도 들썩거리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내년 3월께는 신반포4지구 약 3천여가구의 이주가 예상되고 있어 당분간 전세가격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인데요. 46년 전 강남 첫 대단지 고급 아파트에 입주했던 주민들이 어디로 움직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향후 서울 전세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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