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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블루보틀, 침체 상권 살리기에는 역부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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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8 10:25
  • 수정 2019.07.30 09:57

도대체 ‘블세권’이 뭐길래? 

[리얼캐스트=김인영 기자] ‘스세권’(커피 체인점 스타벅스가 인접해 있는 지역의 상권이 활기를 띄는 것을 이르는 신조어)에 이어 ‘블세권’(커피 체인점 블루보틀이 인접해 있는 지역의 상권이 활기를 띄는 것을 이르는 신조어)이 대세입니다. 블루보틀은 미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커피 체인점으로 현재 서울 성수동에 1호점, 삼청동에 2호점을 두고 있습니다. 블루보틀은 많은 체인점을 가지고 있지 않고, 2개의 지점을 운영 중입니다. 그래서인지, 블루보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연일 뜨겁습니다. 블로보틀이 처음 한국에 입점을 발표할 당시, 1호점 위치였던 서울 성수동은 ‘핫플레이스’로 새롭게 조명 되며, 주변 상권의 활기를 줬습니다. 

성수동 블루보틀 1호점이 오픈할 당시 사람들은 3시간이 넘는 시간에도 줄을 서며 커피를 맛봤는데요. 그 인기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도 사람들은 1시간이라는 기다림이 있어도 블루보틀 커피를 맛보기 위해 줄을 섭니다. 이로 인해, 블루보틀 주변 상권에는 방문 인파가 늘면서 블루보틀 특수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성수동의 경우, 블루보틀 입점 후에 주변에 있는 편집숍, 커피 관련 가게들도 매출이 동반 상승해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블루보틀이 최근 오픈(2019년 7월 5일)한 삼청동 상권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삼청동 상권, “’블세권’이요? 거의 영향 없어요.” 

삼청동에 블루보틀 2호점에는 더운 날씨에도 사람들이 긴 줄을 서며 성황을 이루고 있는데, 주변 상점은 물론 지역 부동산도 조용합니다. 상권에 활기가 가득할 줄 알았는데, 전혀 다른 분위기가 삼청동을 둘러싸고 있어 삼청동에 위치한 부동산 문을 두드려봤습니다.

삼청동에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블루보틀 입점 후 가게 임대가 늘었냐는 질문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블루보틀이 들어오고 변화된 건 없다. 오히려 삼청동 상권에 더 안 좋을 수 있다. 삼청동은 소규모 카페가 많은 곳인데,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와서 주변 상인들의 걱정이 높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아직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지만, 커피 탐방만 오는 수준이면 주변 카페에 악영향이 갈 영향이 높아서 좀 염려스럽다”라며 걱정 섞인 의견을 전했습니다.

또한 A씨는 “삼청동은 성수동과는 좀 다르다. 삼청동은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지역이다. 그래서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인데, 최근 관광객이 줄고 재작년부터 작년까지 삼청동 쪽에 있던 법인 회사들도 많이 빠지면서 동네 상권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삼청동의 침체기를 염려했습니다. 이어 “그래서 지금 건물주들도 임대료를 많이 낮추고 있다. 건물 위치가 어디냐에 따라 다르지만 삼청동 대부분의 임대료가 재작년까지만 해도 보증금 7천만원·월세 4백만원 선이었는데, 지금은 보증금 5천만원·월세 2백만원선이다. 임대료를 많이 내려도 공실이 많다. 관광객이나 유동인구를 삼청동으로 오게 하려면 블루보틀이 아니라 문화 행사나 공연 같은 게 더 필요할 것 같다.”라며 블루보틀로는 삼청동의 상권이 회복되기는 힘들 것 같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삼청동 상권, 왜 성수동과는 다를까? 

블루보틀 입점 소식에 상권 부흥 기대가 있었던 성수동과 달리 삼청동은 왜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요? 성수동과 삼청동인 지역 상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수동은 수제화 거리, 대림 창고, 성수연방 등 다양한 문화 공간이 있었고, 거기에 블루보틀이 더해져 지역 브랜드화가 더 잘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반면, 삼청동은 해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이고 위치가 청와대, 광화문과 가깝다 보니 여러 집회, 외교 문제에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또한 삼청동은 소형 상업지가 주를 이루고 있어 대형 프랜차이즈가 들어왔을 때 소상공인에게 많은 영향을 줍니다. 성수동과 같이 서로가 시너지 효과를 줄 수 있는 업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삼청동에는 블루보틀과 같은 업종인 카페들이 많아 오히려 더 안 좋을 수 있다는 것이 현장의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꼭 부정적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 관광객이 주를 이뤘던 삼청동의 유동인구가 국내 방문객으로 바뀐다면 외교 이슈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 고정 방문객이 늘어날 수 있고, 블루보틀과 연계된 업종이 삼청동으로 이전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블루보틀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삼청동 자체가 브랜드가 되어 홍보될 수 있기 때문에 삼청동 블루보틀 2호점이 우려만 유발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아직 삼청동 블루보틀 2호점이 오픈한 지 얼마 안 돼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삼청동 상권에 부정적 영향만 줄 거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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