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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매물에 발목 잡힌 소비자들...책임은 누가 지나?

  • 일반
  • 입력 2019.05.29 10:45
  • 수정 2019.06.10 10:35

10만 넘었다...급증하는 허위매물 


[리얼캐스트=박지혜 기자] 허위매물은 일반적으로 매물을 보고 찾아간 소비자에게 “그 집은 팔렸으니 다른 집을 사라”고 권유하는 수법이 대표적입니다. 가격 뿐만 아니라 옵션, 층수, 주차공간 등을 속이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건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건수는 11만6,012건으로, 2017년(3만9,267건) 보다 허위매물이 3배가 넘게 늘었습니다(자료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 3명 중 1명은 부동산 허위매물과 미끼매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답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부동산거래 플랫폼을 이용한 성인 1200명 중 409명(34.1%)는 부동산 허위 매물에 속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한국소비자원).


허위 매물 늘어나는 이유는


허위 매물이 증가하는 배경에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 속에서 중개업체 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지역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 3월 기준 1,774건으로 전년 동기(1만3,813건)보다 87%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택거래가 급격히 줄면서 서울 지역 공인중개사 중에서도 폐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공인중개업소 개업이 주춤하는 상황에서 중개업체들이 중개보조원을 늘리는 것도 허위 매물이 증가한 요인으로 꼽힙니다. 이들이 받는 대부분의 임금은 거래를 성사할 때마다 받는 수수료(인센티브)이기 때문에 무조건 많은 사람을 끌어 모으려고 허위 매물을 올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중개보조원은 특별한 자격 조건이 필요 없어 점점 증가하는 추세죠.


허위매물 피해 사례는…하강기일수록 조심해야 


원룸이 밀집한 관악구 신림동 인근의 공인중개사 K씨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급급매 위주의 일부 거래만 이뤄지고 있다. 올해 역시 거래가 뜸한 분위기지만, 손님을 모아야 하니 울며 겨자 먹기의 심정으로 허위 매물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습니다.


사례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직장인 박모씨(32세)는 최근 부동산 앱을 통해 서울 관악구 신림동 역세권에 위치한 월세 30만원짜리 매물을 발견했습니다. 다음날 매물을 올린 중개업소를 찾아가 해당 집을 계약하려고 했지만 중개업자는 “집이 벌써 팔렸다”는 이유로 가격대조차 다른 집을 소개해줬습니다. 


이 같은 사례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부동산 경기가 하강기일수록 허위매물이나 미끼매물을 올려 손님을 유인하는 방법이 악용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따라서 부동산 앱은 참고만 하는 것이 좋다는 게 공통된 의견인데요. 


9·13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이후 강력제재가 허위매물 줄였다!


물론 9·13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이후 정부가 악의적 허위매물 신고 단속 방침 등 강력 제재를 예고하면서 허위매물이 상당수 줄었던 사례도 있습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는 총 1만7천195건으로, 전 분기(2만728건) 대비 17%, 전년 동기(2만6천375건)보다는 35% 줄었습니다. 이중 허위매물로 확인된 건수는 1만113건으로, 전 분기(1만1천254건) 및 전년 동기(1만4천763건) 대비 각각 10%, 31% 줄었죠. 


제재 조치는 한 건도 없어...관련 법안부터 마련해야


문제는 여전히 온라인상에 허위 매물을 올리는 중개업체들에 대한 적절한 처벌 규정이 없어 사실상 제재가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공인중개사법에도 허위 매물 시정을 강제할 수 있는 명확한 규정이 기재되어 있지 않죠. 공정거래위원회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에 따라 부동산 허위광고에 대한 제제를 가할 수 있지만 현재는 사실상 폐기돼 사문화한 상태이기 때문에 관련 법안 마련이 촉구되는 시점입니다. 부동산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현재로선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해당 온라인 플랫폼에 광고를 일정기간 금지하는 것이 허위매물을 차단하는 가장 강력한 조치입니다. 때문에 업체마다 허위 매물을 올리는 것에 대해 당당한 모습인데요. 허위매물을 반복적으로 올리는 악성 중개업소에 대한 제재 조치와 민간 영세업자에 대한 단속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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