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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비만 수천만원? 인테리어업자가 알려주는 노후아파트 고르는 법

기자명 한민숙
  • 리얼꿀팁
  • 입력 2019.01.09 11:05
  • 수정 2019.01.22 09:57



싸다고 덥석 잡으면 낭패 볼 수 있다


[리얼캐스트=한민숙 기자] 김리얼 씨는 올해 급매물로 나온 소형 아파트를 구입했습니다. 연식이 오래되긴 했지만 주인이 거주하며 관리를 했기에 도배장판만 새로 하면 별 문제 없을 거란 판단이었죠. 문제는 전 주인이 짐을 빼고 이사를 나간 뒤였습니다. 걷어 낸 장판 아래는 여기저기 금이 가 있었고 화장실 문짝은 틀어져 닫히질 않았습니다. 김리얼 씨는 도배장판만 훑어본 자신의 눈을 원망했습니다.


도배•장판만 보는 당신은 ‘꽝눈’


㈜미승 인테리어 김종민(필명 독일병정) 대표는 일반인들이 집을 볼 때 ‘실제 큰 비용이 들 수 있는 부분은 놓치고 도배장판 등 겉모습만 보는 것이 안타깝다’고 합니다. 싸게 잘 샀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공사로 자칫 수천 만원이 추가될 수 있어서인데요.

리얼캐스트에서 26년 현장전문가인 김종민 대표를 만나 오래된 집을 볼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체크포인트를 들어봤습니다. 김 대표는 ‘똑똑한 부동산 인테리어’를 출간하였으며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 ‘아름집’ 운영 위원입니다. 


1. 건물 외벽 둘러보기


외벽에 금이 가 있거나 갈라졌다면(크랙) 세대 내부로 물이 스며들 가능성이 많습니다. 스며든 물기로 인해 베란다 페인트도 쉽게 벗겨지죠.


가장 큰 문제는 누수인데요. 눈비가 많이 올 경우 갈라진 외벽을 타고 물이 스며들면 인테리어 및 집이 망가지기 쉽습니다. 곰팡이가 발생하기 쉽고 단열도 제대로 안 되죠. 


외벽의 크랙은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 가능하며 섀시 문을 열고 섀시와 연결된 베란다 쪽의 외벽부분을 확인하면 됩니다. 복도식 아파트라면 복도 쪽도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탑층의 경우 베란다 창문을 열고 섀시 이음새 부분부터 위쪽 옥상까지 깨짐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옥상에서 내려오는 물이 세대 내부로 들어올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외벽 크랙 보강의 경우 150세대 이상 아파트는 관리소에 얘기해 보수를 진행하면 됩니다. 만약 150세대 이하라면 자체관리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입주자대표회의 등을 통해 어떤 방향으로 수리를 진행할지 논의해야 하는데요. 이 때 공용 부분의 트랙인지에 대한 실랑이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빌라 등 외벽 크랙으로 개별적인 수리가 이뤄져야 한다면 크랙 메우기, 외벽 방수, 실리콘 마감 등 일련의 과정이 더해져야 하기에 비용 추가는 불가피합니다. 


2. 발코니 확장 부분 바닥 난방배관 설치 여부 확인


만약 작은방 등을 확장했다면 바닥에 난방배관 시공도 함께 이뤄졌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섀시로 마무리하더라도 겨울에는 냉기가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2005년 12월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되기 전에 공사가 진행된 아파트는 대체로 바닥 난방이 안 된 채 확장이 이뤄졌을 확률이 높습니다.


계절에 관계 없이 보일러 가동을 요청해 직접 냉온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외에도 곰팡이 냄새가 나거나 확장 공간에 짐이 많고 뽁뽁이 등 임시 단열재가 붙어 있다면 일단 의심을 해야 합니다.


바닥 난방이 안 된 채 확장이 된 방은 결로현상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단열이 제대로 안 돼 냉난방에 소요되는 비용이 상당할 수 있습니다.

 


바닥 난방을 위해서는 기존 바닥을 깨고 난방배관을 설치한 후 바닥 미장을 해야 합니다. 이중창으로 창호를 교체해 주는 것도 좋죠. 벽쪽에는 단열공사를 하고 추가적으로 외벽 실리콘 작업을 통해 누수까지 예방하면 좋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공사 기간도 길어지고 수리 비용도 약 200만원 가량 추가될 수 있습니다.


3. UBR 욕실 설치 여부 확인


UBR(Unit Bathroom)란 벽과 천장, 바닥, 내부 설비를 방수 소재로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에서 조립한 욕실을 말합니다. 벽, 바닥 등이 일체형으로 돼 있어 시공이 간편하고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어 과거 아파트 시공에 많이 적용했었죠.


하지만 UBR 욕실을 오래 사용하면 낡아서 지저분합니다. 욕조 아랫부분에서 악취가 나고 습기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곰팡이도 잘 생기죠. 


UBR 욕실을 리모델링할 경우 제품 전체를 철거한 후 조적, 미장, 배관, 방수 작업 등을 꼼꼼해 해야 추후에 하자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때로 전체 철거 시 뚫려 있는 배수구 옆으로 아랫집 천정이 보이기도 해 예상치 못한 추가 공사가 이뤄질 수 있으며 기본 2회의 방수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철거 시 화장실 문틀이 손상되기도 하고요.


때문에 공사기간은 최소 4~5일로 계획해야 하며 최하 120만원 가량의 욕실 공사비가 추가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4. 문짝, 문틀 상태 파악하기 


나무로 된 문짝은 오래되면 휘어져 문틀과 안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장실 문짝의 경우 습기에오래 노출돼 문짝 아랫부분의 필름이 벗겨지거나 삭은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죠. 행여 반려견을 키우는 경우 문짝이 훼손된 경우도 있습니다.


문짝 및 문틀을 전체 교체하면 한 짝에 25~30만원 가량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방 3개가 있는 구조라면 다용도실과 화장실 문 교체까지 포함하면 최소 5개의 문짝 및 문틀 수리 비용이 발생해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추가 비용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문지방을 없애는 추세인데요. 문지방 제거를 위한 공사가 이뤄져야 한다면 1개 제거 시 5만~7만원 가량의 비용이 추가됩니다.


5. 섀시 상태 보기


섀시는 아파트 공사에서 많은 비용이 드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기존 섀시를 인테리어 필름을 이용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알루미늄 섀시로 돼 있다면 교체를 고려해야 합니다. 알루미늄 섀시는 전체적으로 보온, 단열, 풍압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브랜드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30평형대 섀시를 전면 교체할 경우 1천만원 내외로 비용이 추가됩니다.


인테리어 비용은 감가상각이 심하다


지금까지 집을 볼 때 놓치지 말아야 할 사항들을 살펴 봤는데요. 인테리어 비용은 시세 반영이 안 되기에 대출 발생 시 추가되는 인테리어 비용은 배제해야 합니다. 예컨대, 시세 5억원인 아파트에 인테리어 비용으로 5천만원이 추가됐더라도 대출은 5억원을 기준으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3~4년 뒤 집을 매도할 때 들어간 인테리어 비용을 못 받을 확률도 높습니다. 주택 인테리어도 유행을 타고 취향이 각각이기 때문입니다. 집을 볼 때는 촌스러운 벽지, 붙박이장 등 겉모습을 볼 것이 아니라 배관, 단열 등 내부를 점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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