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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철 3개노선 들어서는 신림동, 교통오지 오명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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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1.04 09:20
  • 수정 2019.01.16 08:17


역세권도 아닌 25년차 아파트 가격이 슬금슬금 오르는 이유


[리얼캐스트=여경희 기자] 지하철 2호선 신림역 4번출구 앞에서 관악05번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남짓 달리다 보면 대단지 아파트가 나옵니다. 1634세대의 신림현대입니다. 이 아파트는 최근 주택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신림현대 전용 34㎡는 지난해 6월 2억7100만원에 거래된 이후 8월에는 3억원 돌파, 10월에는 3억25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습니다. 1월 현재 중간층 호가는 3억5천만원을 넘어섰죠. 


교통 소외지역이었던 관악구 남단, 경전철로 관심 증가 


관련해 한 중개업자는 신림현대가 그 동안 저평가됐던 단지였고, 교통여건이 개선되면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는데요. 아파트 입구 500m 내인 미림여고입구 교차로에는 경전철 신림선 역사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현재 공사 중인 신림선은 여의도동 샛강역~관악구 신림동을 잇는 총 7.8km 길이 노선입니다. 서울시는 2020년말까지 정거장 11개소, 차량기지 1개소를 완공하고 2021년 상반기에 개통할 예정이라고 밝혔죠. 서울시 관계자는 경전철 신림선이 개통되면 9호선 샛강역, 국철 대방역 7호선 보라매역, 2호선 신림역 등에서 환승이 가능해 2호선과 9호선의 혼잡도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2, 9호선 등 서울 내 인기 노선과 환승이 되기 때문에 신림선 주변 아파트들이 수혜를 입게 됐습니다. 다만 신림선의 기점이 9호선 급행과 환승 가능한 여의도역이 아니라는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꼽힙니다.  


관악구 신림동을 지나는 경전철은 총 3개 노선으로 신림선 외에도 난곡선과 서부선이 구상 단계에 있습니다. 신림선의 지선 격인 난곡선은 보라매~난향동을 잇는 4.1km노선으로 총 6개역이 신설되며, 이중 4개역이 관악구에 들어설 예정인데요. 지난 9월 강남북 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서울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게 됐습니다. 신림선과 연결되는 서부선은 새절역~서울대입구역까지 총 6개구를 관통하는 노선으로 16.2km, 16개역이 신설될 계획이고요. 


일대는 철도뿐만 아니라 도로교통 여건도 좋아집니다. 오는 2020년 강남순환고속도로와 남부순환로로 연결되는 신림~봉천터널이 개통 예정이어서 차량 이동도 편해질 전망이죠. 


역세권되는 신림뉴타운 1구역, 높은 인기에 매물도 없어

 

신림현대 남측에 위치한 신림뉴타운 1구역도 교통 수혜지로 거론됩니다. 신림뉴타운은 총 3개 구역으로 구분되는데, 1구역이 가장 규모가 큰 데다 신림선 역사와 인접해 있어 선호도가 높습니다.  


1구역은 22만4773㎡부지에 총 2886세대가 건립될 계획입니다. 2005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후, 조합 내분으로 인해 사업이 지지부진했는데요. 재작년 조합설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 구성 후 속도를 낸 결과, 현재 주민 동의율이 75%를 달성해 조합설립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관련해 1구역 추진위 김창규 총무는 오는 3월 창립총회를 열고 조합이 설립되면, 하반기 경에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구역은 사업진행이 빠르고 조합원 추정 분양가가 3.3㎡당 1400만원 대로, 2∙3구역에 비해 3.3㎡당 200만원가량 저렴합니다. 조합설립이 가까워지면서 투자문의도 부쩍 늘었죠. 매물에도 웃돈이 붙는 추세인데요. 8평짜리 무허가건물 매물이 지난 6월에는 8500만원이었는데, 7월에는 1억원을 넘어서더니 지금은 1억7000만원 선에 나오고 있습니다.” (신림 1구역 추진위 김창규 총무) 


1구역의 초기 투자금은 대략 2억원 안팎으로 저렴한 편입니다. 이유는 1구역 내 토지 등 소유자 1483명 가운데 무허가매물 소유자가 677명으로, 무허가 매물이 많아서인데요. 소위 뚜껑매물이라고 하는 무허가 매물은 초기 투자금은 적게 드는 것이 장점이지만, 무허가건물확인원이 없거나 기준연도 이후 지어진 건물은 입주권이 안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중개업자를 통해 확인 후 매수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신림동 경매물건의 매각가율 100% 넘어


한편 신림동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신림동에서 경매로 나온 물건들도 상당히 높은 가격에 낙찰됐습니다. 대법원경매정보 매각통계에 의하면, 작년 한 해 동안 신림동 경매물건의 매각가율은 100.1%로 나타났죠. 


낙찰가 대비 감정가의 비율인 매각가율이 100%가 넘었다는 것은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 받았음을 의미하는데요. 일례로 지난해 1월에는 신림뉴타운1구역에 위치한 근린상가(건물면적 2006㎡)가 감정가 77억2160만원보다 높은 82억3000만원에 낙찰됐고요. 10월에는 난곡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신림푸르지오1차 전용138㎡가 감정가 6억4700만원보다 높은 6억5359만9000원에 새 주인을 찾았죠.  


경전철만 3개 노선 개발되는 신림동, 지역가치 상승할까?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역 내 편의시설의 확충 없이 경전철이 들어선다는 사실만으로 지역 가치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서울 최초의 경전철인 우이신설선도 개통 전후 인근 지역의 집값 상승은 미미했다”라고 지적합니다.   


신림1구역 추진위 관계자도 “경전철로 인한 가격 상승은 대부분 반영된 지 오래다. 경전철이 교통 호재임은 분명하나, 서울은 전역에 걸쳐 대중교통 노선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경전철의 파급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경전철로 인한 신림동의 가치 상승이 생각보다 클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현재 개통된 우이신설선은 강북지역만 지나므로 경전철의 파급력을 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신림동에는 총 3개 노선이 지나는 만큼 촘촘한 교통망이 지역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고시촌, 낙후된 이미지로 인식되어 온 신림동에도 개발 바람이 불면서 이곳을 주목하는 이들도 늘고 있는데요. 10년 후의 신림동,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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