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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급락, 대세 하락의 전조인가

기자명 신선자
  • 일반
  • 입력 2018.11.08 09:55
  • 수정 2018.11.20 08:55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급락…강남구는 연속 두 달째 50%선 붕괴

[리얼캐스트=신선자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지난달 기준 60.3%로 9월에 비해서 1.4%포인트 또 하락했습니다. 최근에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을 때는 지금으로부터 2년 4개월정도 전인 2016년 6월로 당시 전세가율이 75.1%였으니 그때에 비하며 14.8%정도 떨어진 것입니다. 강남구 같은 경우는 지난 9월(48.9%) 50%이하로 무너지더니 지난달에도 0.2%포인트 더 내려가 48.7%를 기록, KB부동산이 전세가율을 조사 공표하기 시작한 2013년 4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전세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긴 하나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1.4%로 그렇게 많이 떨어지진 않았는데 유독 서울지역, 특히 강남구에서 많이 떨어졌다는 것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가율이 50%이하로 내려간 것은 그만큼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것으로, 집값에 거품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어섭니다. 그래서일까요? 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50%이하로 떨어질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전세가율의 하락은 전셋값 자체가 떨어진 게 아니라 매매가격의 급등 때문

하지만 전세가율이 떨어졌다고 전셋값 자체가 떨어진 것은 아닙니다. 전세가율은 분모인 매매가격과 분자인 전세가격 간의 상대적 비율로, 전세가율이 하락한 것은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격이 더 많이 상승을 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니까요. 물론 매매가격이 보합상태에서 전세가가 하락하다 보니 전세가율이 하향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현재 전세가율의 하락은 매매가 상승폭보다 전세가 상승폭이 작아서 낮아지는 것에 해당합니다. 

실제로 KB부동산 시세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 대비 상승폭이 둔화되긴 했으나 0.48% 올랐고 상기 그래프에 확인할 수 있듯 올 하반기 들어서도 계속 상승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전세가율 급락은 매매가격이 급등해서지 전셋값 자체가 떨어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이는 전세가율이 최고조에 올랐던 2016년 6월부터의 시세에서도 확인됩니다. 2년 4개월동안의 시세 변동률을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22.59% 올랐는데 같은 기간 전세가격은 5.08% 상승에 그쳤으니까요. 전세가율이 떨어졌다는 건 치명적으로 오른 집값의 다른 이야기로 봐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이로 인해 서울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는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갭투자는 전세보증금을 지렛대로 삼아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인데 현 상황처럼 전세가율이 내려 앉고 있을 때 갭투자를 하려면 그만큼 자금 마련을 더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와 종부세가 강화되고 대출까지 어려워진 상황이라 갭투자는 크게 위축될 것입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급락의 의미는? 

이처럼 우리나라 주택 시장 구조는 전세하고 매매가 서로 연동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서울에서 내 집을 갖고 있는 비율은 50%가 채 되지 않습니다. 무주택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가령 매매를 선택하느냐, 전세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시장 흐름이 달리 나타나죠. 집값이 올라간다고 하면 전세를 선택하기보다 매매를 선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똑같이 전세와 매매가 다 오르더라도 전세가격보다 매매가격이 더 오른다고 하면 결국은 전세가율이 떨어지는 그런 모습이 나타나게 되는 거고요. 전세가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무주택자의 불안 심리가 극에 달한 것이라 볼 수 있는 거죠. 

전세가율 하락은 집값이 많이 올랐다고 볼 수도 있지만 바꿔 말하면 전셋값이 그렇게 많이 오르지는 않은 것으로 전세가격의 안정세로 해석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세가율의 급락을 매매가격 하락의 전조, 신호가 아니냐고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좀 불확실한 점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전세가율이 올라갈 때는 대체로 매매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아섭니다. 왜냐하면 전세가율이 치솟아 70%, 80% 되면은 ‘전세로 사느니 차라리 집을 사자’ 이런 심리가 작용해 매매가격이 오를 수가 있는데 지금처럼 전세가율이 하락할 때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인가 하는 것은 다소 논리적 비약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설사 전세가율 하락을 매매가격의 하락으로 읽는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되면 집값이 더 떨어질 소지가 다분하니 더 떨어지길 기다려 사야지 하는 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수요자들은 전세 시장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더 이상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가 벌어지진 않을 테니까요. 

다만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이 50%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은 서울 아파트값에 버블이 끼어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을 체크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결국 전세가율 그 자체를 두고 모든 구간에서 매매가격 상승과 하락의 지표로 활용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전세가율의 오르내림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달리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니 시장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그 추이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얘기죠.

앞으로 전세시장 향방은?

그렇다면 앞으로 전세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요? 9.13대책, 9.21대책 등 정부의 잇단 고강도 규제로 인해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가 거의 실종된 상태인데, 그럼 전세수요가 늘어서 전세가도 올라갈 확률이 크지 않을까요?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시장이 위축된 상태이다 보니 집을 사기 보다 전세에 머물고자 하는 수요가 늘 수는 있으나 수요 증가가 곧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고 매매가와 궤를 같이 하며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망하는 이유는 뭘까요? 9.13대책의 후속 조치로 국토교통부가 지난 12일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국토교통부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하여 내달부터 청약주택 추첨제 물량에 대해서도 무주택자를 우선 배정키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무주택자들이 집을 사기 보다 전세로 눌러 앉을 가능성이 높아지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 매매시장 위축으로 집값 조정 기대 심리가 생기면서 굳이 집을 사기 보다 전세수요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재건축 이주 수요도 있고요. 그러나 문제는 올해도 입주물량이 많고 내년도 입주물량이 많습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내 서울에 입주 예정인 아파트 물량만 1만6,191가구이며 내년에도 4만여가구가 입주 예정입니다. 특히 송파 헬리오시티를 비롯 강남권에 입주가 몰려 있습니다. 

게다가 임대사업자들의 전월세 상한이 5%로 걸려 있어 보증금이나 월세를 함부로 올리지도 못하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 등으로 인해 집주인이 직접 들어가 거주하게 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과거 데이터를 봐도 심리상 매매가와 전세가는 같이 떨어졌으니까요. 어쨌든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은 연동되어 있으니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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