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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 왕십리 따라 10억 갈까?

기자명 신선자
  • 일반
  • 입력 2018.07.09 08:50
  • 수정 2018.07.19 08:42


서울답지 않은 청량리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청량리역 4번 출구로 나오자 청량리 역사와 함께 롯데백화점이 보입니다. 그 옆으로 공사장 펜스가, 청량리 버스환승센터를 끼고 반대편으로는 노후된 상가 건물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서울역과 함께 서울 교통의 요충지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청량리지만 여전히 낡은 모습 탓에 서울이면서 서울답지 않다는 느낌입니다.


'장밋빛' 청사진 그리는 청량리

청량리역에서 처진 펜스를 따라 걸으니 포크레인이 한창 철거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곳이 미아리텍사스, 천호동텍사스와 더불어 서울의 3대 집창촌으로 성업했던 ‘청량리 588’이 있던 곳입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철거작업에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표지판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을 뿐 한때 화려한 불빛으로 가득했을 집창촌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청량리 일대 개발을 막는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었던 이 곳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면서 청량리 역사 주변 개발의 신호탄을 올렸습니다. 1930년대부터 형성됐던 ‘청량리 588(청량리 4구역)’은 최고 65층 높이 아파트 4개동과 백화점•오피스•호텔 등 총 5개의 초고층 랜드마크타워로 탈바꿈할 예정입니다.


크고 작은 재래시장도 환골탈태 중

집창촌뿐 아니라 청량리를 노후도심으로 여겨지게 만들었던 것 중 하나가 혼재돼 있는 재래시장이었습니다. 청량리 주변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약령시장인 경동시장을 비롯해 청과물시장, 수산시장, 농수산물시장 등 크고 작은 재래시장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청량리 4구역 인근에 위치한 동부청과시장이 사라지고 이 곳 1만5,961㎡ 용지에 향후 59층 높이의 초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서울 동북부의 교통 중심지인 청량리역 일대가 신흥 주거 타운으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죠. 


73년만에 폐업한 '국내1호' 청량리 정신병원

청량리 역을 뒤로하고 재건축 이슈가 한창인 미주아파트를 지나 걸으니 청량리 정신병원이 보입니다. 광복 직후인 1945년 문을 열어 70여년 가까이 운영돼 온 청량리 정신병원은 노후화된 건물과 정신병원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로 청량리 588과 함께 지역에서 기피시설로 남아있었는데요. 하지만 이 역시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약 5,400㎡의 병원 부지의 활용 방안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동북부 지역 관문으로 꼽히는 ‘청량리’

획기적인 주거지 개선뿐 아니라 교통호재도 있습니다. 현재 청량리는 1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경강선이 지나고 60여 개 버스 노선이 통과하는 동북부 지역 관문으로 꼽힙니다. 여기에 올해 8월 분당선이 개통해 연장 운행되면 강남으로 접근성이 대폭 개선됩니다. 또한 현재 사업 검토 중인 GTX B∙C노선이 추진되면 그야말로 교통의 요충지가 되는데요. 현재 청량리 일대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교통 편의성면에서 서울 동북부 지역 중 최고의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감 때문입니다. 청량리 인근 D공인중개사 대표의 말을 들어보시죠. 

“청량리는 부도심에 위치해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등이 지나는 쿼드러플 역세권이지만 집창촌과 여러 전통시장, 낡은 단독주택, 다가구가 산재하면서 낙후된 도심의 모습을 간직한 곳입니다. 하지만 초고층 주상복합이 들어서고 주변환경이 정돈되면 현대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할 호재도 많고요. 그야말로 환골탈태하는 거죠.”


청량리 인근 아파트 기대감에 집값 크게 올라 

주변 환경 개선 기대감에 인근 아파트 집값도 크게 올랐습니다. 청량리 역세권 개발에 힘입어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미주아파트는 5개월 남짓 기간 동안 1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KB부동산 시세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만해도 평균 5억8,000만원선에 매매시세가 형성돼 있던 전용 86㎡형이 6월말 기준 평균 6억8,000만원대에 매물이 나오며 거래되고 있습니다. 2013년 4월 입주한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 크레시티’도 최근 2억원가량 올랐고요. 전용 84㎡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매매가가 7억 초반대였지만 올 들어 최고 9억3,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달 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동대문구 전농동 ‘동대문 롯데캐슬 노블레스’의 웃돈도 그렇습니다. 이 단지 입주권 프리미엄은 올 초부터 3억원을 웃돌았는데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입주를 앞둔 지난달에도 전용 84㎡ 입주권이 최초 분양가보다 무려 3억5,000여만원이 넘는 웃돈이 붙어 9억5,276만원에 거래됐습니다. 10억대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거죠.


‘로또 청약’ 강북으로 퍼지려나 

그래서일까요? 청량리 제4구역을 재개발하는 단지를 비롯 앞으로 나올 분양 예정 단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청량리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청량리 제4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이 주상복합단지는 청량리의 새로운 랜드마크로서 8억 후반대로 나올 경우 강남에서 촉발된 ‘로또 청약'이 강북에서도 재현될 것이란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B공인중개사의 얘기 들어보시죠.

“청량리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왕십리역 텐즈힐의 전용 84㎡이 10억을 넘었습니다. 기피시설인 집창촌이 사라지고 대신 랜드마크가 들어서는 것 자체가 대형 지역 호재로 일단 당첨만 되면 기본적으로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단 당첨만 되길 기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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