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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마지막 유휴부지 '성뒤마을' 어떻게 바뀌나

  • 일반
  • 입력 2018.05.28 10:25
  • 수정 2018.06.15 10:08


서초구 최대규모이자 마지막 판자촌 179동

강남 개발이 시작된 지난 1960~1970년대 이주민들의 정착지였던 서초구 방배동 성뒤마을(13만8363㎡)은 윗성뒤마을과 아랫성뒤마을로 나뉘어져 현재까지 서초구 최대규모의 집단무허가촌으로 방치된 곳입니다. 수십 년간 난개발에 따른 부작용으로 훼손된 자연녹지에는 고물상, 석재상, 섀시공장 등 무허가건물 179개동이 밀집해 있는데요. 특히,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이나 비닐하우스 등으로 지은 가건물도 30채 이상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정비가 미뤄지면서 현재 124세대 235명의 거주민은 산사태 등 각종 재해 위험에 무방비 상태입니다.


방배동 주민들에게도 낯선 ‘성뒤마을’ 

남부순환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보이는 마을이지만 성뒤마을을 아는 사람들은 극히 소수인데요. 방배동 주민들에게 조차 성뒤마을은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먼 마을입니다. 우선 전통 부촌으로 꼽히는 방배동에 속하지만 분위기는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성뒤마을 주민 대부분은 일용직 근로를 하며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성뒤마을 주변은 남부순환도로변을 기준으로 길 건너에 방배동 래미안타워 아파트가, 반대편에는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서비스 센터가 위치해 극과 극의 시간이 흐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는데요.


강남 판자촌 '성뒤마을' 공공주택지구로 개발 본격화 

강남 일대 마지막 유휴부지이자, 서초구 최대 판자촌인 성뒤마을은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놓고 20년간 서초구의 숙원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낙후 거주지에 대한 서울형 주거재생이 본격 추진되면서 성뒤마을 재개발 역시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로부터 공공주택지구 지정 승인을 받고, SH공사가 시행사로 나서 올해 안에 지구계획 승인을 받고 내년 설계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계획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2020년 부지 조성공사가 시작돼 2022년 말께 완공될 전망인데요. 

“그 동안 성뒤마을은 우면산 자연녹지지역으로 주택건립이 불가능했지만, 공공주택지구 지정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습니다. 성뒤마을의 토지 용도가 '2종일반주거지역(평균 7층 수준)'으로 변경돼 공공주택 설계가 가능해지면, 무허가 판자촌이 총 1,200여세대 대형 주거단지로 탈바꿈됩니다.” (방배동 중개업소 A씨)


협의 없는 일방적 개발…지역주민 반발 

하지만 공공주택지구 지정 승인을 받은 이후에도 성뒤마을을 두고 지자체와 거주민 간의 갈등의 골은 깊어지는 모습입니다. 성뒤마을 주민대책위는 개발이란 명목 하에 지역 주민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감정 당시 공시지가의 500%로 토지보상을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토지주 협의 없는 일방적 개발에 반대하는 플랜카드를 마을 입구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성뒤마을에서 30년째 살고 있다는 주민 P씨(64세)는 “성뒤마을에 있는 집들은 주민들이 직접 지었다. 무허가로 살고 있어도 엄연히 세금을 내는 서초구민이기 때문에 개발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원주민들과의 협의 과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해 개발이 진행되어야 한다”며 생존권마저 빼앗길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강남의 마지막 유휴부지, 어떻게 바뀌나?

이 같은 성뒤마을 주민들의 거주권 문제나 토지주와 원주민 보상 과정은 향후 풀어가야 할 숙제인데요. 중계동 백사마을, 도곡동 구룡마을처럼 성뒤마을도 공영개발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들이 나오면 그때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들 지역은 사업 여건, 주민과의 협의 등으로 오랜 기간 난항을 겪던 서울의 대표적인 낙후 주거지들로 도시재생 계획을 확정하면서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인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성뒤마을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 B씨는 “40년 가까이 서초의 구룡마을로 불리던 성뒤마을은 중계동 백사마을, 도곡동 구룡마을과 더불어 서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재개발 지역입니다. 남부순환로변 우면산 자락에 위치해 입지적으로 주목할 수밖에 없고, 15분 거리인 사당역 일대 유동인구와, 2021년 사당역 복합환승센터까지 예정된 마지막 유휴부지로서 남부순환도로변의 약3만㎡의 전략개발부지와 연계한 계획적인 개발이 이뤄질 예정입니다.”고 밝혔습니다. 


무허가 판자촌이 자연 친화적 주거지로~

무려 40여년간 낙후되고, 방치돼 있던 성뒤마을. 위치는 우면산 및 남부순환도로와 연계해 개발 잠재력이 높은 지역인데요. 강남 관문 지역인 사당과도 인접해 지리적 이점이 불러올 시너지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습니다. 방배동 P공인중개사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지난 2010년 성뒤마을은 서초구가 LH와 함께 공영개발방식으로 ‘글로벌타운’ 조성계획을 발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습니다. 당시 서초구는 강남 노른자위에 위치한 성뒤마을의 입지를 활용해 2000여가구의 최고급 주거시설과 학교, 문화시설이 포함된 외국인 전용마을을 조성을 추진했지만, 서울시가 자연녹지지구인 성뒤마을의 용도 전환에 제동을 걸며 사업이 무산됐는데요. 서울시가 SH공사를 사업자로 한 공영개발 방식을 택하며, 2015년 재추진됐고, 가시화되면 친환경복합개발의 성공사례로 남을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성뒤마을 주민들과의 협의 문제는 해결할 과제입니다. 공영개발의 어려움이 성뒤마을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 셈인데요. 아무쪼록 목표하는 2022년경에는 변화된 성뒤마을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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