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아파트 거래 ‘뚝’
L씨는 "잔금 일을 넉넉하게 잡았는데도 두 달이 넘도록 세가 안 나가고 있다"며 "전세가를 1000만~2000만원 가량 낮추는 것은 물론 도배, 장판, 화장실까지 수리해 주면 들어온다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라도 세를 맞춰야 할 것 같아 고민이다”고 말했습니다.
# 대화동 소재 중대형 아파트에 살고 있는 P씨는 4개월 만에 매도 의사를 접었습니다. 연 초까지만 해도 집 보러 오는 사람이 1주일에 1~2차례 있었으나 2월 이후에는 발길이 뚝 끊기고 그 새 집값만 깎였기 때문입니다.
P씨는 "요즘 부동산 시장이 돈다고 해서 팔고 고향에 내려가려 했는데 일산신도시는 예외인 것 같다”며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킨텍스 일대 새 아파트 분양권은 웃돈이 2억원 이상 붙었는데 이곳은 10년 전과 다르지 않아 마치 딴 세상 같다”고 말했습니다.
일산신도시 부동산 시장 먹구름
일산 집값 10년 째 제자리걸음, 절반 이상은 전고점 회복도 못해
실제 GTX와 경기북부 테크노밸리 호재에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주엽역과 대화역 일부를 아파트 조차도 여전히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대형 평형이나 역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아파트 상황은 더욱 상황이 안 좋죠.
7,000여 가구 입주 물량 대기 중
“주변에 킨텍스원시티와 꿈에그린을 분양 받은 집이 상당합니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빼서 잔금을 치러야 하기에 현재 거주 중인 집이 안 나갈 것을 우려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반대로 매수세는 가을까지 두고 보자는 입장입니다. 일시적으로라도 이들 물건이 쏟아져 나오면 좋은 물건을 잡을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있는 거죠.”(일산 주엽동 P부동산)
잃어버린 10년, 만회할 기회 오나?
때문에 업계에서는 올 가을부터 내년까지가 일산 부동산 시장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반등의 물꼬를 틀 것인지 이대로 주저 앉을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것이 그것인데요.
더불어 이달 22일, 경기도의회를 통과한 ‘일산테크로밸리’ 추진 동의안도 일산 부동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화동과 법곳동 일원 79만6000㎡ 부지에 경기 북부지역을 대표하는 첨단산업단지로 조성되는 일산테크노밸리는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등 IT 기반 콘텐츠산업과 IT 융합의료기술, 자율주행 및 AI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신산업 관련 기업이 유치될 예정입니다.
반면 김포, 파주운정 등 주변 신도시 개발에 따른 입주폭탄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분당과 달리 일산 주변은개발 가능한 지역이 포진해 있어 좀처럼 새 아파트 수요에 밀려 빛을 발하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죠.
기로에 선 일산신도시 부동산. 불황의 늪으로 추락할지 잃어버린 10년을 회복하는 원년으로 기록될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가 머지 않아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