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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적었던 중대형 아파트... 지표 일제히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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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16 09:25
  • 수정 2018.04.02 09:40


평촌∙김포 중대형아파트값 중소형의 2~3배 급등

김포, 평촌신도시의 전용 85㎡ 초과 아파트값 상승폭이 중소형의 2~3배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수년간 중소형 아파트값은 큰 폭으로 뛴 반면 중대형은 제자리 수준에 머물면서 가격 격차가 줄어 값이 저평가된 중대형아파트를 선택하는 수요자가 늘어서라는 것이 주변 중개업소들의 공통된 설명입니다. 실제로 ‘김포 고촌 힐스테이트 1단지’ 전용 101.97㎡ 실거래가는 지난해 6월 4억 800만원에서 올해 2월 4억 8,000만원으로 7,200만원 뛰었지만 같은 아파트의 전용 84.85㎡는 지난해 5월 대비 2월 상승폭이 2,250만원에 그쳐 대조를 보입니다. ‘평촌 꿈마을 금호아파트’ 전용 133.59㎡도 지난해 5월 6억 9,000만원(3층)에서 올해 2월 8억 5,500만원(2층)으로 9개월만에 1억 6,500만원이 올랐습니다. 이는 평촌신도시 중소형 최고가아파트인 ‘귀인 현대홈타운’ 전용 80.37㎡ 거래가격이 지난해 6월 6억 1,800(14층)에서 올해 1월 7억(11층)으로 8,200만원 오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입니다.


올 들어 덩치 큰 아파트가 더 올랐다

중대형아파트의 인기 회복세는 다양한 부동산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2월말 기준 연초대비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용 135㎡ 이상의 대형이 1.3% 올라 다른 면적대를 누르고 압도적인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다음으로는 △ 중대형 1.1% △ 중형 0.93% △ 소형 0.76% △ 중소형 0.73% 순으로 덩치가 클수록 상승폭이 컸습니다. 지난 1년간 소형 아파트값이 4.47%의 압도적인 상승률로 집값을 견인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대형, 중대형의 상승세가 얼마나 거셌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순위 청약경쟁률 ‘85㎡ 초과’가 16.35대1로 압도

분양아파트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청약경쟁률도 중대형 강세현상이 두드러집니다. 부동산114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2017년 전국의 1순위 평균청약경쟁률은 전용 85㎡ 초과 면적이 평균 16.35대1을 기록해 다른 면적대를 누르고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중소형의 청약가점제 적용대상이 수도권 공공택지∙투기과열지구의 경우 100%, 조정대상지역은 75%로 확대되면서 청약이 어려워진 유주택자나 가점이 낮은 이들이 중대형으로 눈길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중대형아파트를 분양 받는 것이 중소형보다 더 큰 차익을 남길 수 있다는 인식도 중대형의 청약경쟁률을 끌어올리는데 한몫 했다는 분석입니다.


1년간 미분양 85㎡ 초과가 가장 많이 팔려…중소형은 오히려 증가

1월말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가구수는 전년 동월 대비 0.35%(209가구) 감소했습니다. 이중에서도 중대형 감소세가 두드러지는데요.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 미분양은 지난해 1월 6,914가구였지만 올해 1월에는 5,650가구로 무려 18.28%(1,264가구)가 줄었습니다. 반면 전용 60㎡이하의 소형은 6.48%(583가구), 전용 60~85㎡ 중소형은 1.09%(472가구)로 오히려 미분양 물량이 증가해 미분양 물량이 급감한 전용 85㎡ 초과의 중대형과 대조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입주물량 93%가 중소형일정도로 중소형의 공급비중이 크고, 중소형 인기에 힘입어 분양가 상승폭이 컸던 점도 중소형 미분양이 증가하게 된 이유로 풀이됩니다.


중대형아파트의 인기 이유…1. 공급품귀현상에 따른 희소성 증대

중대형아파트의 인기가 되살아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중소형 위주의 공급에 따른 중대형 아파트의 품귀현상을 꼽을 수 있습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전체의 입주물량 중 전용 85㎡를 초과하는 중대형아파트의 비율은 34%에 달했지만 해가 갈수록 이 비율이 급격하게 감소해 2017년에는 7%로 떨어지게 됩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투자 중심에서 실 거주 중심으로 재편된데다, 혁신 평면의 개발로 보다 더 넓게 쓸 수 있는 평면이 선을 보이게 됩니다. 자연스레 가격 부담이 큰 중대형 대신 가성비가 높은 중소형을 찾는 수요층이 늘어나게 되고 주택업계는 달라진 시장환경에 맞춰 중소형 공급을 늘리면서 중대형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중대형아파트의 인기 이유…2. 오를 대로 오른 중소형 대비 집값 저평가

과거에는 전용 85㎡ 초과 아파트값이 중소형보다 워낙 비싸 쉽게 거주면적을 넓히기 어려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중소형의 값이 해가 다르게 치솟은 반면 전용 85㎡ 초과 아파트값은 제자리 수준을 맴돌면서 가격 격차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은 통계자료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2010년 서울의 전용 85㎡ 초과 평균시세는 전용 60㎡ 이하보다 3.3㎡당 664만원 높았지만 2017년에는 가격 격차가 3.3㎡당 365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경기도도 2010년 3.3㎡당 294만원에서 2017년 3.3㎡당 14만원으로 값이 거의 엇비슷해졌습니다. 보다 더 넓은 공간에 거주하려는 것이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인데 공급은 한정되고 집값 격차는 갈수록 줄고 있어 중대형아파트로 눈길을 돌리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중대형아파트의 인기 이유…3. 다주택자 규제, 캥거루족 증가, 조망권∙동호배치 유리

다주택자를 겨냥한 다양한 규제책을 내놓자 똘똘한 중대형아파트로 갈아타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소형 대비 가격 경쟁력을 갖춘데다 요즘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문어발식 투자로는 차 떼고 포 떼면 남는 게 별로 없어 제대로 된 집 한 채를 장만하는 것이 낫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부모에게 경제적ㆍ정서적으로 의존하는 캥거루족의 증가도 중대형아파트의 인기 부활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입니다. 자녀 양육, 경제적 문제로 합가가 가능한 중대형아파트를 찾는 수요층이 늘고 있습니다. 주택업계가 분양 판촉을 위해 대형을 조망, 향, 교통 등이 훨씬 유리하게 배치해 같은 단지 안에서 입지 우위를 점한다는 점도 중대형 인기 이유로 꼽을 수 있습니다.


환금성 낮고 시장 침체에 취약…투자보다 실거주 관점에서 접근

중대형아파트가 오랜 침체를 겪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중소형과의 가격 격차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면적이 커 매입총액이 많이 듭니다. 즉, 수요층이 자금동원력을 갖춘 이들로 한정되기 때문에 환금성이 떨어지고 시장상황에 따라 중소형보다 집값 부침이 더 심합니다. 관리비, 난방비 등의 거주비용도 중소형대비 훨씬 높아 대형아파트 매입을 원하는 수요자라면 투자목적 보다는 철저히 실거주 관점에서 접근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모처럼 찾아온 ‘중대형아파트’의 봄, 꽃 길만 걸을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를 펴지 못했던 중대형아파트에 온기가 돌고 있습니다. 모처럼만의 인기를 두고 일각에서는 매입 비용이 적게 드는데다 1~2인가구 증가추세로 중소형아파트의 수요가 여전해 중대형아파트의 인기가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이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넓은 집에 거주하려는 인간 본연의 욕구와 중소형 공급편중에 따른 대기수요 적체, 가격 저평가, 다주택자 규제에 따른 똘똘한 중대형 갈아타기 분위기 등에 힘입어 중대형의 인기행진이 지속될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보유 부동산수, 가용 자금에 따라 면적대를 고르되, 넓은 면적으로 갈아타려는 수요자라면 아직 가격이 덜 오른 지역을 골라 내 집 마련할 적기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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