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은 남겨둬라. 아파트가 서울시 미래유산?

  • 일반
  • 입력 2018.02.23 08:50
  • 수정 2018.03.13 09:28


서울시에서 지정한 문화유산, '서울 미래유산'이란?

서울 미래유산은 시에서 서울 내 역사적 가치가 있는 근현대사 유산을 지정해 문화재로 지정한 것입니다. 서울시민이 만들어 온 근현대의 유산을 미래세대까지 전달하기 위함이죠. 그럼 어떤 유산들이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될까요? 

'서울 미래유산'은 국가 또는 서울시 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아니한 것 가운데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기억과 감성을 지닌 근현대 서울의 유산을 선정합니다. 문화적 인공물, 문화적 행위•이야기, 장소 또는 경관 등이 '서울 미래유산'의 대상이 되는데요.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늘어난 '서울 미래유산'은 현재 약 400여 개가 지정돼 있습니다.


아파트가 문화유산이 된다고?

서울시는 현재 약 170만여 가구의 아파트가 있습니다. 세계에서 아파트가 많은 도시 중 하나죠. 이 수많은 아파트 중에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아파트들도 정말 많습니다. 예를 들어 80년 역사를 지닌 국내 최초의 아파트 '충정아파트'가 있는데요. 이 밖에도 서울 안에는 역사가 오래되고 많은 사연을 담고 있는 아파트들이 많이 있으며, 이 중 몇몇 아파트들은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어 보존되고 있습니다.


미래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파트, 어디가 있을까?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대표적인 아파트로는 국내 최초 아파트인 서대문구의 '충정아파트', 연예인이 많이 살았던 ‘동대문 아파트, 첫 외국인 아파트인 '힐탑 아파트', 여의도 첫 아파트인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비롯해 '서소문 아파트', '성요셉아파트'등이 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도 피해 갈 수 없다!

그렇다면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아파트는 문화재로 지정됐기 때문에 재개발 또는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지 못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아파트도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할 수도 있는데요. 일부 아파트는 보존하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일례로 서울시는 미래 유산으로 가치가 있는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사업 승인 조건으로 아파트의 일부를 보존할 방안을 찾으라고 했습니다. 재건축 정비계획 심의 권한을 갖고 있는 시의 도시계획위원회는 재건축 조합에게 "단지 중 1개 동과 (단지 중앙에 있는) 굴뚝을 남기라"는 내용의 팩스도 보냈습니다.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강남구 개포주공 1•4단지 등의 아파트도 '미래 유산 보존'의 대상인데요. 반포주공1단지는 전체 66개 동 중 1개 동을 남겨두고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가 내야 할 기부채납금 15% 중 일부를 1개 동을 남기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남게 될 한 동은 주거역사박물관이 될 예정이죠. 많은 제도가 그렇듯 이 제도에도 찬성과 반대 입장이 대립되는데요. 이들은 어떻게 주장할까요?


아파트도 역사인데 기념해야지!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하는 아파트 중 일부를 남기는 제도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역사를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국내의 도시 정비사업을 보게되면 완전 철거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때문에 도시의 역사를 기념할 장소나 인공 구조물을 찾기 힘들 수밖에 없죠. 또한 아파트 단지 안에 기존의 아파트가 있으면, 역사 박물관 또는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찬성론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기념은 무슨 흉물스러울 뿐이야…

그러나 반대론자들의 생각은 다른데요. 이들은 사유재산에 서울시가 개입해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말합니다. 서울시가 공권력을 남용한다는 이야기죠. 이들은 가치가 있는 역사를 보존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재산을 침해하면 그만큼의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새로 지어진 아파트 안의 기존 아파트는 미관을 해치는 흉물스러운 구조물이 될 것이라 주장하며, 기존 아파트는 오래된 건축물이기 때문에 공사 중 일어나는 사고나 사업 후에 있을 사고로 인해 주민의 안전문제도 거론합니다.


유산으로서 아파트 가치 보존하려면...일방통행 말고 조화로운 협의부터

찬성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미래의 세대를 위해 우리의 역사를 물려주는 것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의 주장 또한 무시해서는 안 되죠. 때문에 충분한 협의를 통해 절충안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크게 아파트의 소유자들이 금전적인 손해를 최대한 보지 않게 하면서, 기존의 아파트가 흉물스럽지 않게 해야 하는 과제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된다면, 기존의 아파트는 우리의 좋은 역사로 남겠죠. 따라서 서울시가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