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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층의 반란....아파트 그린존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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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01 00:00
  • 수정 2017.11.08 08:55


거래 활발한 저층, 더 이상 찬밥 취급은 No!

아파트 저층이 활발한 거래로 그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0월 현재까지 5층 이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만7083건으로 전체 거래량(8만144건)의 34%로 나타났습니다. 이어 △6~10층 30% △11~15층 23% △16~20층 9% △21~25층 3% △25층 초과 1% 순으로 거래가 많았습니다. 거래량으로 미뤄볼 때 아파트 저층부의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건 옛말인 셈입니다.

주차장은 내려가고, 필로티를 설계하니.. 저층이 바로 로열층이네

현장의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아이가 있는 세대나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비롯해 저층을 찾는 수요가 꽤 많다고 합니다. 그동안 저층은 층간소음 스트레스 없이 아이들이 뛰어 놀기에 제격이지만 취약한 보안과 사생활 침해 문제 때문에 그간 선호도가 높지 않았는데요. 이젠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주차장을 100% 지하화하거나 1층의 필로티 설계로 사생활 침해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됐고, 외부침입을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시스템으로 보안이 강화되면서 가치를 재평가 받고 있는 겁니다.

흙의 기운을 받아야 건강해진다고?

땅과 가깝게 살수록 건강에 좋다는 믿음도 저층 선호를 부추깁니다. 실제로 16층 이상 고층 아파트 거주자가 저층 거주자보다 병원에 가는 횟수가 평균 2배 많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이를 입증하고 있죠. 5층 이하 저층에선 사계절 변화하는 녹음을 눈높이에서 즐길 수 있어서 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고요. 최근엔 건설사들이 단지 내 조경이나 녹지공간 확보에 공을 들이면서 저층의 주거 쾌적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일례로 이달 27일 주택전시관을 열고 전격 분양에 나선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의 녹지율은 아파트 평균인 30%대를 웃도는 44%인데다 단지 뒤로는 백련산이 펼쳐져 있어 저층 입주자들은 단독주택의 여유를 누릴 수 있죠.

지진, 화재 등 재해에 대한 불안감… 저층 선호 높여

한편 작년 9월 규모 5.0 이상 지진이 발생했던 경주에서는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저층 선호 현상이 급상승했다고 합니다. 저층은 지진이나 화재 등 재해가 발생했을 때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필요 없이 빠르게 대피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경주시 한 중개업자는 지진 직후 5층 이하 저층에 대해 평소보다 2~3건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주거여건에 비해 매매가격이 낮아 ‘가성비 甲’

로열층에 비해 저렴한 저층부의 분양가, 저층에만 제공되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도 실수요자들이 저층 아파트로 눈을 돌리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한 예로 올해 6월 분양한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는 기준층보다 약 10% 저렴한 분양가로 수요층에게 인기를 끌며 당초 예상과는 달리 이른 시점에 100% 계약을 완료하는데 일조했습니다.

저렴한 매매가도 실수요자들에게 매력적입니다. 올해 9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5층 이하 아파트 평균 실거래가는 5억7461만원으로 동일 기간 25층 초과 아파트 평균 거래가(11억6416만원)와 비교해 절반 정도의 가격임을 알 수 있습니다.

특화설계로 경쟁력 높아진 저층

다양한 특화설계가 적용된 저층은 단지에서 가장 높은 선호를 보이기도 합니다. 일례로 지난해 공급된 ‘안산그랑시티자이 1차’는 저층부 테라스 타입(전용 68.4㎡T)이 4가구 모집에 212명이 몰리며 5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요.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도 내부와 계단으로 연결된 별도 지하공간을 제공한 저층 6가구(전용 122~145㎡)가 전 주택형 중 가장 높은 19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실수요 위주 재편된 주택시장, 저렴한 내 집 마련에 저층 선호 이어질 듯

이러한 저층 선호는 좀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화평면 설계로 아파트에 살면서도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4베이가 보편화되면서 단점으로 지적되던 일조량도 상당 부분 개선되는 등 저층의 주거여건은 점차 좋아지고 있죠. 주거가치는 올리고 가격은 저렴한 저층의 가치에 쏠린 실수요자들의 관심, 어쩌면 당연할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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